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추첨이 오는 12월로 다가온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포트2'에 배정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와 축구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스포츠 매체 'TyC스포츠'는 최근 자체 분석을 통해 48개국 체제로 개편된 이번 월드컵의 조 추첨 포트를 예측했는데, 한국을 FIFA 랭킹 23위에도 불구하고 일본, 우루과이 등 전통의 강호들과 함께 포트2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포트2 내에서도 중위권인 8번째 자리에 놓일 것으로 예상하며, 남은 A매치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의 포트2 배정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월드컵 조 추첨 역사상 단 한 번도 포트2에 들어본 적이 없는 한국 축구로서는 본선 무대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포트2 배정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조별리그에서부터 까다로운 강팀들을 피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48개국이 4팀씩 12개 조로 나뉘는 이번 대회에서 각 포트의 팀들은 서로 다른 조에 편성되므로, 한국은 포트2에 속한 다른 강팀들과의 맞대결을 원천적으로 피할 수 있다. 운이 따른다면 역대급 '꿀조' 편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개최국 자격으로 포트1에 속했지만 FIFA 랭킹은 상대적으로 낮은 캐나다(28위)와 한 조가 되고, 포트3과 포트4에서 비교적 해볼 만한 상대인 슬로바키아(42위), 뉴질랜드(83위) 등을 만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다. 이는 곧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그 어느 때보다 높일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 '꿀조'의 꿈이 한순간에 '죽음의 조'라는 악몽으로 바뀔 수 있는 치명적인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유럽 지역 예선의 플레이오프 제도다. 이번 월드컵 조 추첨은 12월에 진행되지만, 유럽 플레이오프는 내년 3월에 열린다. 이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거쳐 막차로 본선에 합류하는 팀들은 FIFA 랭킹과 관계없이 무조건 최하위 그룹인 포트4에 배정된다. 현재 유럽 예선에서는 벨기에(8위), 독일(9위), 이탈리아(11위) 같은 세계적인 강호들이 조 1위를 장담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정말로 포트4에 속하게 된다면, 한국은 포트2라는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역대 최악의 대진을 받아들 수도 있다. 가령 포트1의 프랑스, 포트2의 한국, 포트3의 파라과이에 이어 포트4에서 독일이 뽑히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노르웨이, 이탈리아와 한 조에 묶이는 것 역시 가능한 시나리오다. 사상 첫 포트2 배정이라는 달콤한 기대감과 유럽 최강팀들이 숨어 있을지 모를 포트4의 공포가 공존하는 가운데, 오는 12월 조 추첨식의 운명적인 순간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