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다 망쳤다"…특검이 공개한 김건희의 '분노', 진실은 소설인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한 특검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김건희 여사의 계엄 공모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동시에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극심한 부부 싸움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한 인물은 계엄이 선포되자 김 여사가 "너 때문에 다 망쳤다", "모든 게 망가졌다"며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크게 분노를 표출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김 여사가 계엄 자체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공모하지는 않았더라도, 사후에 벌어진 사태에 대해서는 극도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하지만 이러한 특검의 발표 내용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서정욱 변호사는 "완전한 소설"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의 변호인이나 가족 측에 직접 확인한 결과 해당 내용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여사가 계엄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일단 선포된 이후에는 그 불가피성을 이해했으며, 윤 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는 여전히 두텁고 부부 싸움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 주변의 일관된 전언이라고 강조했다.서 변호사는 특검이 공개한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을 들어 조목조목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설령 부부가 심하게 다투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너'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술 내용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특검이 김 여사의 계엄 공모 혐의는 벗겨주면서도, 굳이 확인되지 않은 사적인 부부 싸움 내용을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한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발표의 순수성에 의문을 품었다.이러한 진실 공방 속에서 서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도 당시의 결정을 "미래 세대를 위해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자신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치열한 장외 여론전과 별개로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감금 등 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월 말과 2월 초에 걸쳐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 직원 재택근무"…카카오 이어 네이버까지, 판교 덮친 '폭발물' 공포

 카카오에 이어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까지 폭발물 설치 협박의 대상이 되면서 IT 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카카오 판교 사옥에 대한 협박에 이어 하루 만에 협박 대상이 네이버 본사 및 카카오 제주 본사까지 확대된 것이다. 협박범은 전날과 동일인으로 추정되며, 또다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이은 테러 예고에 카카오와 네이버는 즉각 본사 근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거나 전환 조치하며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 나서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이번 협박 사건은 18일 오전 8시 48분경 카카오 고객센터(CS) 게시판에 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자신을 광주광역시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카카오 판교 아지트와 제주 본사, 그리고 네이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A군의 명의를 도용한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 경찰 확인 결과, 실제 A군은 이미 지난 8일 자신의 명의가 도용당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마친 피해자였으며, 해당 사건은 현재 광주경찰청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범인이 아무 관련 없는 학생의 신상을 도용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경찰은 전날 카카오 판교 사옥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던 인물과 이번 네이버 협박범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카카오 판교 사옥에 대한 협박이 이번이 세 번째인 점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성남시 분당 지역에 위치한 건물들에 대한 위험성은 낮은 것(2단계 저위험)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하는 별도의 정밀 수색은 진행하지 않고, 대신 순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 새롭게 협박 대상으로 지목된 카카오 제주 본사에 대해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폭발물 처리반(EOD)이 현장에 즉각 출동하여 폭발물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제주 본사에 근무 중이던 직원 11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카카오는 즉시 제주 근무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이러한 명의 도용을 이용한 테러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5일에도 자신을 한 고등학교 자퇴생이라고 밝힌 B씨 명의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고, 회사 고위 관계자를 사제 총기로 살해하겠다"는 구체적인 협박 글이 올라와 전 직원이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등 큰 소란이 있었다. 그런데 이 B씨 역시 자신의 명의가 도용된 것이라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고한 청소년들의 신상을 방패 삼아 연쇄적으로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범죄 행각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년 만의 ‘엔 캐리 청산’ 공포…작년 ‘블랙 먼데이’ 악몽 재현될까

 오는 18일과 19일,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이 드디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내고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과거 수십 년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대규모 청산을 불러일으켜 글로벌 금융시장에 거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와, 이미 예견된 수순인 만큼 그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한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긴축은 미국 연준의 정책 변화보다 주식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일본에서 엔화로 자금을 빌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자산에 투자해 금리 차익과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1996년 이후 장기간 이어진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는 엔화를 세계에서 가장 값싼 자금 조달 창구로 만들었고, 이를 활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적게는 수천억 달러에서 많게는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의 개인 해외 투자자인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들의 누적 해외 투자액만 460조 엔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을 정도다. 만약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로 돈을 빌리는 비용이 증가해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을 팔아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서두를 수밖에 없다.시장의 공포는 과거의 학습효과에서 비롯된다. 일본은행이 약 18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던 지난해 7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적인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일본은행 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팔고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화 가치는 급등했고, 미국 증시를 포함한 전 세계 주식 시장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8월 4일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날에는 기술주 중심의 폭락장이 연출됐으며, 한국 코스피 지수 역시 하루 만에 8.8%나 폭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일본 증시마저 12.4% 폭락하는 등 '발작' 수준의 혼돈은 일본은행이 일주일 만에 사실상 '백기 투항'을 하고 나서야 겨우 진정될 수 있었다.이번에도 과거의 악몽이 재현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피델리티와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일본 투자자들에게 해외 자산을 팔고 자국으로 돌아올 강력한 유인을 제공한다며, 그 효과가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충격의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가 시장과 충분히 사전 소통을 해왔고, 향후 금리 인상 역시 점진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엔화 가치 상승이 최근 달러당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현재의 고환율이 한국적인 특성에 기인한 측면이 커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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