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감사합니다, 사랑해" 눈물로 작별
프로축구 K리그에 역대급 화제와 흥행을 몰고 왔던 제시 린가드가 FC서울과의 2년 간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유럽 무대로의 복귀를 타진한다. 린가드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최종전을 통해 서울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그는 이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마지막까지 존재감을 과시했고, 경기 후에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K리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린가드의 K리그 입성은 단순한 이적이 아닌, 하나의 '사건'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3시즌을 뛰고 월드컵까지 경험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시아 리그로 온다는 소식은 국내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이는 곧 '린가드 효과'라는 이름으로 K리그 흥행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3월 그의 K리그 데뷔전에는 무려 5만 1670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당시 K리그1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K리그 구장마다 린가드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 그는 리그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흥행 보증 수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린가드는 단순히 이름값만 내세우는 용병이 아니었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며 K리그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훈련장에서는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김기동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첫 시즌 주장단에 이어 올 시즌에는 정식 주장까지 맡아 선수단을 이끌면서, 그는 단순한 슈퍼스타를 넘어 진정한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실 린가드가 K리그를 택했던 배경에는 잉글랜드에서의 공백기 이후 꾸준한 출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컸다. 서울 구단과의 계약에는 1년 연장 옵션이 있었고 구단 역시 잔류를 원했지만, 린가드는 K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컨디션을 회복한 만큼 이제 다시 유럽 무대로 돌아가 커리어 마지막 도전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서울 구단은 그의 도전 의지를 존중해 계약 연장 대신 박수로 떠나보내기로 결정했다. 현재 린가드는 잉글랜드 구단들을 중심으로 이적설에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고별전에서 골을 터뜨린 린가드는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과 팬들 앞에서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구단이 마련한 환송 행사에서 그는 "환상적이었던 2년이었다. 정신적으로도, 축구선수로도 쉽지 않은 시기였는데 (지금은) 너무나 많이 발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좋은 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울고 싶었다"며 진심을 전했고,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사랑해"라고 외치며 2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린가드의 헌신과 열정은 K리그 역사에 가장 빛나는 페이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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