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800개 기업 비명에도 "배째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 거대한 도박을 시작했다.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인해 이미 걷어간 상호관세를 기업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이른바 침대축구식 시간 끌기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환급 규모가 무려 최대 254조 원에 달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어떻게든 이 돈을 내어주지 않기 위해 법적 꼼수와 행정적 지연 전술을 총동원할 기세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1,800곳 넘게 소송에 참여하며 맞서고 있지만, 백악관의 완강한 태도에 전 세계 금융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현지시간 26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기존 징수액 중 상당 부분을 결과적으로 환급하지 않고 국고에 묶어두는 고도의 법적 전략을 짜고 있다. 현재 추산되는 관세 환급 요구액은 적게는 1,335억 달러에서 많게는 1,750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93조 원에서 254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 적법성 재판 당시, 패소할 경우 이자까지 쳐서 돌려주겠다는 서면 답변을 제출하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대법원이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하면서도 구체적인 환급 지침을 내리지 않는 빈틈을 보이자 즉각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현재 백악관이 검토 중인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기존 관세 징수의 합법성을 다른 법적 근거로 재포장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글로벌 관세를 근거로 삼아,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체하겠다는 논리다. 현재 10% 수준인 글로벌 관세를 법정 최고치인 15%까지 끌어올려 기존에 낸 관세를 이 새로운 명목으로 합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미 납부된 과거의 관세에 대해 새로운 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을지는 법조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둘째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고도의 협상 전술이다. 환급 절차를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들어 지친 기업들에게 일부 금액을 포기하는 대가로 환급 우선권을 주는 방안이다. 소송을 통해 100%를 받으려면 5년 이상 기다려야 하니, 차라리 20~30%를 깎고 지금 당장 일부라도 받아 가라는 일종의 합의 종용이다. 이는 자금 회전이 급한 중소기업들에게는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식 비즈니스 협상술이 정치판에 그대로 이식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호언장담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관세 환급 문제에 대해 앞으로 2년은 소송으로 다퉈야 할 것이라더니, 이내 말을 바꿔 앞으로 5년 동안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을 압박했다. 이는 실제로 행정력을 동원해 환급 절차를 최대한 늦추겠다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법조계에서는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징수한 돈이 재무부 계좌로 이체된 경우 환급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정부를 대리하는 법무부가 물품 출하 건별로 일일이 다투며 항소를 거듭할 경우 실제 환급까지는 억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지연 작전에 매달리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연방정부 재정에 엄청난 구멍이 생길 위기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걷어 들인 관세 수입금을 활용해 올해 중간선거를 겨냥한 트럼프 계좌 현금 살포 등 선심성 정책을 구상해 왔다. 또한 지난해 통과시킨 대규모 감세 법안으로 인한 세수 부족분 역시 관세 수입으로 메우겠다는 논리를 폈다. 만약 이 관세를 모두 돌려줘야 한다면 미국의 국가 부채는 3조 4천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의회예산국의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미국 내 기업들은 물론,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소송에 나선 기업들은 정부가 사법부의 판결조차 무시하며 시장 경제의 원칙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SNS와 경제 커뮤니티에서는 트럼프의 이런 행보를 두고 국가가 강도질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과 함께, 대법원 판결조차 시간 끌기로 무마하려는 태도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결국 이번 관세 환급 전쟁은 단순한 세금 환급 문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도덕성과 미국의 대외 신인도가 걸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위해 현금이 필요한 트럼프와, 정당하게 낸 세금을 돌려받으려는 기업들 사이의 거대한 충돌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과연 트럼프 행정부의 침대축구가 기업들의 소송 파고를 막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법원의 더 강력한 철퇴를 맞게 될지 전 세계가 미국의 재무부 계좌를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도 이번 환급 소송의 향방에 따라 막대한 환급금을 챙길 수도, 혹은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지연 전술이 성공한다면 글로벌 무역 질서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제 공은 다시 법정으로 넘어갔지만, 트럼프가 선언한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기업이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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