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에 2억 집행, 남북교류 물꼬 텄나?

 정부가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위해 2억 원이 넘는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가 공개한 세부 집행 내역에 따르면, 당시 남북 공동 응원을 위해 투입된 금액은 총 2억 3529만 원에 달한다. 정부는 12년 만에 이뤄진 북한 선수단의 방남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실제 현장에서 보여준 북측의 태도는 정부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기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살펴보면 응원단 지원에 가장 많은 1억 4874만 원이 쓰였으며, 행사 운영과 안전 관리 등에도 수천만 원의 예산이 할당됐다. 특히 시민들을 위한 입장권 5천여 장 구매와 응원 용품 및 간식 제공 등에 8천만 원 이상이 지출되었고, 응원 리딩과 부스 운영을 위한 용역 비용도 포함됐다. 통일부는 민족 공동체 회복과 상호 이해 증진이라는 명분 아래 기금법 제8조를 근거로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일회성 행사에 과도한 세금이 투입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당시 북한 내고향팀은 경기력 면에서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나, 경기장 밖에서의 태도는 철저히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 매몰되어 있었다. 북측 선수단은 입국 과정에서 남한 방문증명서 대신 여권을 제시하며 자신들이 남측과 별개의 국가임을 강조했다. 또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북측'이라는 표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국호를 제대로 부를 것을 요구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이는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려던 우리 정부의 유화책을 무색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행정적인 처리 방식에서도 이례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통일부는 북한 팀의 참가가 촉박하게 결정되었다는 이유로 산하 기관에 예산을 선지급한 뒤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의결했던 3억 1945만 원 중 실제로는 약 73%만이 집행되었고 나머지 잔액은 기금으로 귀속됐다. 민간단체의 참여 규모를 사전에 확정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충분한 준비와 전략적 검토 없이 급하게 추진된 사업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정치권에서는 이번 기금 집행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여권 일부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퍼주기식' 응원 지원이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통일부는 스포츠를 통한 민간 교류가 장기적으로는 신뢰 회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우승 후 인공기를 들고 경기장을 누비던 북측 선수단과 무표정으로 출국하던 모습은 남북 관계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결국 이번 남북협력기금 집행은 가시적인 성과 없이 비용만 지출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기대했던 '체육 교류를 통한 관계 개선'은 북측의 냉랭한 반응 속에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고, 남은 것은 세부 집행 내역을 둘러싼 예산 낭비 논란이다. 향후 남북 관계에서 스포츠 교류가 다시 추진되더라도, 상대방의 변화된 대남 기조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흑백요리사' 셰프 식당, 개미 사용 혐의 '실형'

 국내 유명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이 식품 원료로 허가되지 않은 개미를 요리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검찰로부터 실형을 구형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 심리로 20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식당 운영법인 대표 김모 씨에게 징역 1년을, 해당 법인에는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 유명 식당의 조리 기법을 국내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상 식용 곤충 기준을 위반하며 발생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해당 레스토랑은 지난 2021년부터 약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1만 2000여 명의 방문객에게 개미가 포함된 소르베 디저트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개미 사용량은 약 4만 마리에 달하며, 식약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후기 사진 등을 토대로 불법 식재료 사용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의뢰했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곤충은 메뚜기와 풀무치 등 10종에 불과하며 개미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법정에 선 김 대표 측은 개미를 식재료로 사용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제시한 피해 규모와 사용량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변호인은 모든 손님에게 일률적으로 개미 요리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가니시 사용 여부를 사전에 묻고 동의한 경우에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개미를 섭취한 손님은 전체의 60% 수준이며, 개수 또한 손님 기호에 따라 조절했다는 것이 피고인 측의 설명이다. 이는 검찰이 산정한 유통 규모가 실제보다 과다하게 책정되었다는 취지의 항변이다.식당 측은 또한 개미 메뉴가 레스토랑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수사기관의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해당 식당은 개미 요리를 도입하기 전부터 이미 미쉐린 스타를 획득했으며, 헤드 셰프 역시 국제적인 권위의 상을 받은 실력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개미라는 이색 식재료 덕분에 식당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 셰프의 본연의 실력으로 일궈낸 성과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문제가 된 메뉴를 중단한 이후에도 미쉐린 2스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피고인 측은 덴마크나 영국 등 미식 선진국에서는 개미를 식재료로 활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리 의도의 순수성을 피력했다. 다만 국내 법령상 개미가 식품 원료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뒤늦게 인지했으며, 이에 대해 법적 다툼을 벌이기보다는 공소사실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최후진술을 통해 국내 법규를 면밀히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며, 향후 식품 안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며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재판부는 양측의 입장 정리를 끝으로 이날 변론을 종결했으며, 최종 선고 기일을 오는 9월 2일로 확정했다. 이번 재판 결과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파인 다이닝 업계의 조리 방식과 엄격한 국내 식품위생법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유통되거나 조리되는 미인증 식재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외식업계 전반에 걸친 식재료 안전 기준 점검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탁금 한마디에 여야 충돌…이 대통령 “당원 의견은 정당 활동”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 인상 문제에 의견을 낸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당무개입’이라고 비판하자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당원의 정당한 의견 표명과 공직자의 불법 선거 개입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비난 논평을 내실 때 최소한의 상식은 갖추시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자인 당원이 당내 공직 선거에 관여하는 것은 불법 당무개입이자 선거법 위반이지만, 당원이 소속 정당의 당직 선거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적법하고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고 했다.논란은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 기탁금 인상 문제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기탁금 인상과 관련해 “가능하다면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됐다.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문제 삼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누가 봐도 당무개입인데 아니라고 우긴다”고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의 전당대회 운영 방식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낸 만큼, 단순한 당원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당직 선거와 공직 선거를 구분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당내 공직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지만, 소속 정당의 제도 운영에 대한 의견 제시는 당원으로서 허용된 활동이라는 입장이다.이번 공방은 대통령의 당적 보유와 정치적 중립 의무의 경계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우리 정치 구조상 대통령이 집권 여당 소속 당원인 경우가 많지만,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당 내부 결정에 상당한 무게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같은 발언을 두고 여당은 ‘정당한 의견’, 야당은 ‘사실상 지시’로 해석하고 있다.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 인상은 당내에서도 논란이 돼 왔다. 높은 기탁금이 선거 난립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정치 신인과 청년 후보의 출마를 어렵게 해 당내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이 대통령의 발언은 후자의 문제의식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의 지위상 발언이 곧바로 당 지도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정부·여당의 권력 운용 문제로 부각하려 하고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당원 활동의 범위 안에서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민주당이 실제로 전당대회 기탁금 조정 논의에 나설 경우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단순한 당내 규정 논쟁으로 시작된 문제가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 범위와 여당 운영의 자율성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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