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인근 폭발, 전면전 치닫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엿새째를 맞이하며 전면전의 문턱에 다다랐다. 양국은 기존에 합의했던 종전 양해각서의 구속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서로의 본토와 주요 군사 거점을 향해 고강도 폭격을 퍼붓고 있다. 특히 미군이 이란 남부 해안가를 넘어 내륙 깊숙한 지점까지 공습 표적을 확대하면서 이란 전역에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란 역시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로 즉각적인 맞대응에 나서며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미 중부사령부는 민간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방해하는 이란의 군사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정밀 유도 무기를 동원한 파상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대규모 공습은 반다르 아바스와 아흐바즈 등 이란 남서부의 주요 항구 도시들에 집중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 시설인 어린이 병원 인근까지 포탄이 떨어지는 등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군은 이란의 해군 기지와 미사일 발사대를 정밀 타격함으로써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의 영향력을 완전히 거둬내겠다는 강력한 군사적 의지를 드러냈다.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란군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주변국에 주둔 중인 미군 시설을 향해 자폭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날려 보내며 보복에 나섰다. 이로 인해 이란 내륙 곳곳에서도 방공망 가동에 따른 폭발음이 잇따랐으며, 특히 핵 시설과 미사일 개발 기지가 밀집한 파르친 인근까지 폭음이 들리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 속에 세계 에너지 보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평소의 10% 수준으로 급감하며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서는 지상군 투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지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은 현재의 공습 위주 작전을 넘어 호르무즈 인근의 주요 섬들을 장악하거나 지하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기 위해 지상군을 동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개월 넘게 이어온 분쟁을 미국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조기에 종결짓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되지만, 자칫 중동 전체를 화염에 휩싸이게 할 확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교전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양측은 외교적 수사로 상대방의 의중을 살피는 신경전을 병행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현재 미국과의 협상 계획이 없으며 오직 국가 방위에만 전념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란 의회 내부에서는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교라는 도구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역시 경제적 압박과 군사적 타격을 병행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언급하며, 이란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명분을 찾는다면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음을 시사했다.국제 사회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며 조속한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요동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경로가 막히면서 물류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양측에 무력 사용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지상전 투입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폭발할지, 아니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지는 향후 며칠간의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

40도 폭염에 우유 뚝, '치즈의 왕' 사라지나

 유럽을 강타한 극심한 폭염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자 전 세계 식탁의 필수 식재료인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 생산에 비상등을 켰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를 비롯한 주산지에서는 40도를 넘나드는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치즈의 핵심 원료인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풀과 건초만을 먹여야 하는 엄격한 생산 규정 탓에, 가뭄으로 인한 목초지 황폐화는 곧바로 치즈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 기후 위기가 수백 년을 이어온 전통 식문화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현지 기상 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뜨거운 달로 기록되었으며, 지역의 젖줄인 포강의 유량은 불과 보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비가 내리지 않아 소들에게 먹일 건초 수확량이 줄어들자 젖소들의 영양 상태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젖소의 사료 섭취량이 눈에 띄게 줄면서 우유 생산량은 평년 대비 최대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 확보가 어려워진 생산 농가들은 치즈 숙성 공정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생산 비용의 급격한 상승 역시 업계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다. 치즈 저장고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방 전력 사용량이 평소보다 30% 이상 폭증하면서 농가와 가공업체의 경제적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다. 냉방비와 원유 가격이 동시에 치솟는 '더블 악재' 속에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과 같은 기후 변화가 계속된다면 미래 세대는 파르미자노 레자노를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고수해온 장인들조차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해 망연자실한 상태다.기후 위기의 여파는 이탈리아 치즈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농축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올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미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몬순 강수량 부족으로 생산량 감소를 겪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팜유와 커피, 코코아 농장들도 가뭄과 병해충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열대 태평양의 수온 변화가 지구 반대편 식탁 물가를 뒤흔드는 나비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국제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기상 이변이 가져올 경제적 손실 규모를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극단적인 엘니뇨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은 14% 이상 감소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손실액은 수백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식량 생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곡물과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으며, 이는 곧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위험이 크다. 식량 자급률이 낮은 국가일수록 이러한 기후 리스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이탈리아 치즈 저장고에서 숙성 중인 수만 개의 치즈 휠은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위태롭게 놓여 있다. 전통을 지키려는 인간의 노력보다 자연의 변화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축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기술적 접근을 넘어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과 지속 가능한 생산 인프라 구축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전 세계가 직면한 이 뜨거운 위기는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의 가치와 지구 환경의 연결고리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미프진 허용 검토에 산부인과계 발칵 “가이드라인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중절 유도 약물인 미프진의 국내 사용 허용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 입법이 장기간 멈춰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미프진 도입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자 산부인과계를 중심으로 “안전성과 법적 책임 기준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성평등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 관계 부처를 불러 긴급 회의를 열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미프진 도입 검토를 지시한 직후다. 정부가 발 빠르게 부처 협의에 착수한 것은 온라인 불법 유통과 제도 공백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부인과의사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지극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미프진은 1988년 프랑스에서 개발된 임신중절 유도 약물로, 현재 10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00년 이를 허가했고, 세계보건기구도 2005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에도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정식 판매와 처방이 불가능한 상태다. 임신 몇 주까지 낙태를 허용할지, 어떤 기준과 절차를 둘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적 공백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이 공백은 불법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정식 유통망이 없다 보니 일부 여성들은 해외 직구나 온라인 판매자를 통해 미프진을 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5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고, 성분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 거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적발한 온라인 불법 판매 알선·광고 사례는 3189건에 달한다.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법으로 획일적인 주수 기준을 정하는 방식만이 해답은 아니라며, 임신부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의사가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거론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바로 이 지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관련 법 개정 없이 의사의 재량에 맡길 경우, 부작용이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책임이 의료진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에서 “합법적인 사용 주수와 허용 기준이 명시된 법적 테두리 없이 약물을 처방·판매하게 하는 것은 의료 현장을 사법적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프진 복용 후 불완전 유산이나 과다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진료 지침과 응급 대응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국내 도입 절차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도 있다. 의료계는 해외에서 사용 중인 약이라도 한국인에게 적합한 용량과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가교 임상 등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안전성 가이드라인과 유통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허용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미프진 논란은 단순한 약물 허용 여부를 넘어 낙태 관련 입법 공백, 여성 건강권, 의료진의 법적 책임, 불법 유통 차단 문제까지 얽힌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제도권 관리 필요성을 앞세워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의료계는 안전성과 법적 기준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어 향후 부처 협의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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