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K-자폭드론 조기 배치

 국방부가 현대전의 핵심 병기로 부상한 드론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장거리 자폭 무인기인 'K-LUCAS'의 전력화 시기를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당초 2030년대 중반으로 예정됐던 자폭 무인기 배치 계획을 2030년 이전으로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 전쟁에서 저비용 고효율 무기체계인 드론이 적의 고가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양상을 반영한 결정으로, 우리 군의 타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군 당국은 자폭 드론 외에도 근거리 정찰 및 소형 자폭 드론 등 소모성 드론 2만 대를 2030년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군집 드론 등 차세대 전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며, 단기적으로는 전방 접적 지역에 대드론 체계를 우선 배치해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응한다. 특히 성능이 검증된 민간 상용 장비를 내년부터 야전에 즉시 투입하는 등 획득 절차를 간소화하여 전력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도 병행한다.이번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지난 정부 시기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의 전면적인 개편이다. 국방부는 기존 드론작전사령부를 정책 및 획득 지원 전문 조직인 '국방드론본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창설 당시 제기됐던 각 군과의 임무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작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드론사가 보유했던 작전권은 각 군으로 분산되며, 조직은 소장급이 이끄는 국방부 직속 본부 체제로 재편되어 산업계 및 기관과의 협력을 전담하게 된다.드론작전사령부 해체에 따라 예하 부대 인력과 장비는 각 군 특성에 맞춰 재배치될 예정이다. 활주로 운용이 필수적인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MUAV)는 공군이 관할하며, 나머지 전력들도 감시와 타격 임무에 따라 육·해·공군 및 해병대로 복귀한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특정 부대에 집중됐던 드론 운용 권한을 각 군으로 넓혀, 모든 군이 감시와 타격 작전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첨단 전력의 신속한 도입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추진된다. 국방부는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군에 실증한 뒤 즉각 도입할 수 있도록 '신속획득체계' 구축을 위한 법 제정에 나선다. 상용 드론을 군용으로 전환하는 인증 체계를 간소화하여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춘 전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기존의 경직된 무기 획득 절차로는 급변하는 드론 기술과 전장 환경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국방부는 모든 장병이 드론을 개인화기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50만 드론 전사' 양성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교육용 상용 드론 6만여 대를 현장에 보급하여 장병들의 숙련도를 높일 예정이다. 국방부는 현재 일부 부대에 국한된 드론 운용 체계를 전 군으로 확산시켜 각 군이 고유의 임무에 최적화된 드론 전술을 발전시키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국방드론본부는 신설 직후 각 군의 소요를 발굴하고 획득을 지원하는 실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미국도 주목한 이란 실세, 갈리바프의 질주

 이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종전 협상의 전면에 나서며 중동의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고 있다. 지난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 4자 회담에 참석한 그는 이번 전쟁의 결말을 사실상 이란의 승리로 규정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갈리바프는 협상장을 전장의 연장선으로 정의하고, 군사적 성과를 외교적 실리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그를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군으로 분류하며 핵심 대화 상대로 예우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그의 달라진 위상을 방증한다.갈리바프는 이란 권력 구조 내에서 군사와 행정, 정치를 두루 섭렵한 보기 드문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18세의 나이에 혁명수비대에 입대해 이란·이라크 전쟁을 겪으며 지휘관으로 성장한 그는 항공우주군 사령관 시절 이란 미사일 전력의 토대를 닦은 인물이다. 동시에 테헤란대학교에서 정치지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학구적인 면모를 갖췄고, 경찰청장과 테헤란 시장을 거치며 조직 현대화와 행정 능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그는 강경파 군인이면서도 실리를 챙길 줄 아는 '테크노크라트 군인'으로 불린다.그의 정치적 자산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의 깊은 신뢰 관계에서 비롯된다. 1999년 대학생 시위 당시 강경 진압의 선봉에 서며 하메네이의 눈도장을 찍은 그는 이후 경찰청장으로 발탁되어 체제 수호의 핵심 축이 되었다. 비록 여러 차례 도전했던 대통령 선거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하메네이는 그를 국회의장으로 복귀시키며 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비호했다. 각종 부패 스캔들과 가족 논란 속에서도 그가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은 최고지도자실과의 끈끈한 유대감에 있다.갈리바프가 주도하는 이란의 새로운 전략은 '호르무즈 해협의 주권 확립'으로 요약된다. 그는 귀국길 인터뷰를 통해 해협의 관리 체계가 결코 전쟁 이전의 자유 통행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란 의회는 이미 선박 통행료 징수와 항로 지정을 골자로 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는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지나는 급소를 이란이 직접 통제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전쟁을 통해 확인한 지정학적 지렛대를 경제적 실리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이다.국제사회는 갈리바프가 제시한 '유료화 카드'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주어진 60일간의 유예 기간이 지나면 이란은 본격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할 기세다. 이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중동 내 해상 패권을 이란이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 역시 전쟁의 종결을 위해 갈리바프와의 협상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사유화가 불러올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해 깊은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갈리바프의 행보는 이제 개인의 대권 욕구를 넘어 이란이라는 국가의 생존 전략과 직결되고 있다. 혁명이 만든 소년에서 전쟁이 키운 권력자로 성장한 그는 이제 중동 질서 재편의 설계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받고 있다. 그가 설계한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규칙이 국제 규정과 충돌하며 어떤 갈등을 빚어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이란의 차기 최고 권력자로 등극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테헤란으로 향하고 있다.

대학가 서점·복사집 잔혹사, 종이가 사라진다

 대학가의 상징이었던 두꺼운 전공 서적과 인쇄물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캠퍼스 상권의 지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동문회관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매년 매출이 급감하는 현실에 직면하며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 학기 초마다 전공 교재를 제본하거나 강의 자료를 출력하기 위해 학생들로 붐비던 풍경은 이제 옛일이 되었다. 논문조차 종이로 인쇄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대학가 인쇄소와 제본집들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폐업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서울 주요 대학들의 교내 서점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3년 사이 서강대와 중앙대를 시작으로 성균관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의 서점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서점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무인 복사기나 다른 편의 시설이 들어서고 있지만, 학생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학가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서점들이 사라진 배경에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학습 방식의 변화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학생들이 종이책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휴대성과 경제성 때문이다. 한 권에 1kg이 넘는 전공 서적을 여러 권 들고 다니는 대신, 태블릿 PC 한 대에 모든 교재를 PDF 파일로 저장해 다니는 것이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상식이 되었다. 실제로 20대와 10대의 태블릿 보유율은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여 현재는 절반 이상의 학생이 디지털 기기를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종이책보다 저렴하고 검색과 필기가 용이한 전자책(e북)의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수치로 나타난 변화도 압도적이다. 대형 서점의 대학 교재 매출 분석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5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종이책 매출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사이 전자책은 전체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듯 대학가 주변에는 전공 서적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주는 스캔 전문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으며, 개강 시즌마다 예약이 폭주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캠퍼스의 소통 방식 또한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과거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벽면의 대자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로 대체되었고, 동아리방에 모여 진행하던 조별 과제는 화상 채팅 앱과 협업 툴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었다. 종이 뭉치를 들고 토론하던 모습 대신 노트북 화면을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자료를 수정하는 풍경이 일상화된 것이다. 이는 대학이라는 공간이 가진 물리적 제약을 디지털 기술이 허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진단하며 대학의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종이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 기존의 학습 방식을 강요하기보다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교육 콘텐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학가의 풍경 변화는 단순한 상권의 쇠퇴를 넘어 지식의 생산과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각 대학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학습 효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사라져가는 오프라인 학습 공간의 새로운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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