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해외출장 14번 모두 부인 동행…82억 펑펑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재임 시절 수행한 모든 해외 순방에 배우자를 동반하며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야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 전 의장은 총 14차례의 해외 출장 과정에서 약 82억 8,700만 원의 국고를 집행했으며, 이 모든 일정에 배우자가 함께한 것으로 드러났다. 1회 순방당 평균 6억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투입된 셈이어서,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한 정당한 지출이었는지를 두고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정치권에서는 배우자의 전 일정 동행이 단순한 관례를 넘어선 특혜라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역할 소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유사한 사안으로 수사 기관의 압수수색을 받은 사례가 언급되며 형평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야권은 배우자가 공무원 신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등석 항공료 등 고액의 여비를 지원받은 행위가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속한 사법 처리를 촉구했다.현행 여비 규정은 국회의장 등 고위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무 수행을 위해 동행할 경우 예외적으로 비용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상대국 정상의 공식 초청이나 별도의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된 경우 등 극히 제한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다. 실무적으로는 예산 편성 단계부터 배우자 몫을 미리 반영하는 관행이 존재해 왔으나, 이를 당연한 권리로 간주하여 모든 출장에 적용하는 것은 법령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과거에도 입법부 수장들의 배우자 동반 출장은 정치적 논쟁의 단골 소재였다. 2017년 정세균 당시 의장의 미국 방문 사례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등이 적발될 때마다 공적 자금 집행의 투명성 강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는 지자체장의 경우 배우자 경비 지원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으나, 국회의장을 포함한 헌법기관장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느슨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이번 논란의 핵심은 14차례에 달하는 모든 출장이 배우자의 공적 참여가 필수적인 일정이었느냐에 쏠려 있다. 선관위 등 다른 기관들이 헌법기관장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 정서와의 괴리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공무 수행 보고서에 배우자의 활동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은 점은 예산 지출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수사 기관의 강제 수사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대통령실과 여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며 고위 공직자 전반의 여비 집행 실태 점검을 시사했다. 반면 우 전 의장 측은 관련 법령과 오랜 관례에 따른 정상적인 외교 활동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헌법기관장의 예우와 국민 혈세의 엄격한 집행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사법 당국의 수사 착수 여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동덕여대 재판 시작…업무방해 vs 정당한 의사표현

 지난 2024년 발생한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 점거 농성 사건과 관련해,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학생들이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방해와 공동퇴거불응 등의 혐의를 받는 당시 총학생회장 최 모 씨 등 피고인 11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약 2년 전 학내 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하며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검찰은 피고인들이 2024년 말 학교 측의 방침에 항의하며 24일 동안 본관을 무단 점거하고, 건물 벽면과 계단 등에 래커를 칠해 학교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부 학생은 총장 비서실 직원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문고리에 빗자루를 끼워 막는 등 공동감금 혐의까지 적용받았다. 하지만 피고인 측 변호인은 당시 행위가 학생들의 정당한 의사 표현 과정이었으며, 법리적으로 업무방해나 감금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은 교직원들의 업무 수행이 실질적으로 저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다. 설령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위해 위력을 행사하거나 고의성을 가지고 행동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퇴거불응 혐의와 관련해서도 피고인마다 입장이 엇갈렸으나, 공소사실에 명시된 시점에 현장에 머물지 않았거나 학교 측으로부터 직접적인 퇴거 명령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내세우며 무죄를 주장했다.당시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전 총학생회장 최 씨는 자신의 현장 방문 목적이 점거 가담이 아닌 중재였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점거 중인 학생들을 설득하고 퇴거를 권고하기 위해 해당 장소를 찾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 현장 분위기상 학생들을 강제로 해산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순한 현장 방문이 점거 공모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래커 시위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은 독특한 법적 해석을 내놓았다. 시설물에 래커를 칠한 행위 자체는 인정하지만, 이것이 건물의 본래 용도나 가치를 훼손하는 ‘재물손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시설물의 효용이 사라지지 않았기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앞서 학교 측은 피해액을 46억 원으로 추산하며 고소했으나 이후 취하한 바 있다. 하지만 재물손괴 등은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한 죄목이라 수사가 계속되어 왔다.재판부는 오는 9월 16일 다음 기일을 열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에 대한 피고인 측의 구체적인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한편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이번 기소가 대학 내부의 갈등을 사법 영역으로 끌어들여 학생들의 자치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적절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년 전 캠퍼스를 붉게 물들였던 래커 자국은 지워졌으나, 그날의 행위가 정당한 투쟁이었는지 아니면 처벌받아야 할 범죄였는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프랑스 15세미만 SNS 차단…한국도 가입 금지 추진

 프랑스 의회가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파격적인 법안을 최종 가결했다. 이번 법안은 찬성 297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하원을 통과했으며, 헌법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법이 발효되면 프랑스 내 15세 미만 청소년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주요 SNS의 신규 계정을 만들 수 없게 된다. 이미 계정을 보유한 경우에도 4개월 이내에 이를 삭제해야 하며,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의 연령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엄격한 관리 책임을 지게 된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입법을 아동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청소년들이 유해 콘텐츠가 가득한 온라인 환경에 방치되면서 주의력을 잃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아 형성기에 있는 아이들이 온라인 괴롭힘이나 인종차별, 음란물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을 정글에 비유하며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법안에는 초·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휴대폰 사용 규제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각국의 법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자체적인 연령 제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지만, 국가 차원의 법적 금지는 차원이 다른 압박이기 때문이다. 엑스(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이번 조치를 인터넷 접근권을 통제하는 우회적인 수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기업들의 자율 규제만으로는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하에 전면전을 선택했다.프랑스의 이번 행보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인 입법 트렌드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앞서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SNS 금지법을 제정한 데 이어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 주요 국가들도 관련 법안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14세 미만 청소년의 SNS 가입 금지를 추진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는 SNS 사용이 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을 유발하고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킨다는 임상적 근거들이 쌓이면서 각국 정부가 공통된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법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무엇을 SNS로 규정할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은 명확한 규제 대상이지만, 교육적 성격이 섞인 유튜브나 단순 메신저인 왓츠앱 등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또한 청소년들이 가상 사설망(VPN) 등을 이용해 국적을 속이고 가입할 경우 이를 완벽히 차단할 기술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처벌 규정의 부재 역시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법을 어긴 청소년이나 부모, 혹은 해외에 본사를 둔 플랫폼 기업을 강제적으로 처벌할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호주에서도 금지법 시행 이후 청소년들의 SNS 사용량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실제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과의 기술적 협력과 더불어 가정 내 디지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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