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갑, 하정우·한동훈 격전지로 부상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부산 민심은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급격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낙동강 벨트의 핵심 요충지인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보수 진영 내 균열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존 정당 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을 동시에 드러내며 투표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보수 성향이 짙은 고령층 사이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한 후보를 향한 배신감과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구에서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긴 행보를 두고 '정치적 기회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한편, 기존 국민의힘 방식으로는 야당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자성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응하는 방식을 두고 정통 보수 지지층 내에서도 누가 더 선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경제 실익을 중시하는 3040 세대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는 정당 깃발보다 '지역 발전'을 우선시하는 실용주의 기류가 뚜렷하다. 북구 일대의 정체된 상권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를 찾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도는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진 분위기다. 이들은 후보자 토론회와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며 실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집행력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부산시장 선거 역시 박형준 후보와 전재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부산을 찾아 박형준 후보에 힘을 실어주며 보수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하는 전재수 후보의 추격세도 매섭다. 중도층 사이에서는 시정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여론과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충돌하며 선거판의 막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사전투표를 둘러싼 보수 진영 내부의 시각차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일부 고령층은 여전히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본투표 참여를 고집하고 있으나, 보수 진영 후보들은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투표 행태의 차이가 실제 결과에서 보수 표심의 결집력을 약화시킬지, 아니면 위기감에 따른 총결집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부산의 복잡한 민심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북구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43%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37%로 맹추격 중이며,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14%에 머물고 있다. 부산시장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45%,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36%를 기록하며 격차가 벌어지는 등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의 정치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티로폼 깔린 경비실 바닥…서산 아파트 경비노동자 사망 논란

충남 서산시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고인이 법적으로 보장된 휴게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채 좁은 경비실 바닥에서 휴식을 취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산태안위원회와 ‘서산 경비노동자 사망 참사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근무하던 경비실은 1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었고, 책상 뒤 바닥에는 스티로폼과 담요가 깔려 있었다”고 밝혔다.이들 단체는 2023년 8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원, 환경미화원 등 공동주택 노동자의 휴게시설 이용이 법적으로 보장됐음에도, 해당 아파트에는 실질적인 휴게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노동단체들은 “사방이 통유리로 된 좁은 경비실 안에서 보내는 휴게시간은 사실상 대기 근무에 가까웠다”며 “이는 무급 연장노동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인의 죽음은 열악한 휴게시설, 형식적인 휴게시간, 이를 방치한 행정의 책임이 겹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고인은 지난 26일 오전 6시 19분쯤 경비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단체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경비원은 현재 6명으로, 3명씩 교대해 24시간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16명이 8명씩 교대했지만, 인원이 계속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노총 서산태안위원회는 해당 아파트가 2024년 말 경비노동자 휴게실 설치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사업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위원회 측은 과거 비정규직 지원센터를 수탁 운영하던 당시 매년 아파트단지 2곳에 경비노동자 휴게실을 설치했지만, 지난해 서산시가 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한 뒤 관련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주장했다.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동주택 휴게실 미설치 엄중 처벌”을 요구하며, 이번 사건을 한 아파트의 개별 문제가 아닌 경비노동자의 노동권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규정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와 서산시에 지역 공동주택 경비노동자의 근로계약 기간, 휴게시간, 휴게시설 실태를 전수조사하라고 촉구했다.반면 아파트 관리업체 측은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휴게시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단지 정문 오른쪽에 과거 경비초소로 쓰던 공간을 휴게실로 꾸며 경비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침상과 침구류, 화장실, 에어컨 등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업체 측은 휴게시간과 관련해 “야간에는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주간에는 점심과 저녁 시간에 각각 1시간씩 휴식이 주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고인이 일하던 초소가 휴게공간과 단지 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별도 휴게실이 아닌 근무 중인 경비실에서 쉬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전투표 D-1, 여야 지도부 '사활 건 결집'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이른 아침부터 친야 성향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강력히 호소했다. 정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적인 분수령으로 규정하며, 정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민주 진보 진영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수 진영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앞세워 결집하는 모습에 대응해, 국민의 힘으로 내란의 흔적을 극복하고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오후에는 서울 도심의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현직 시장인 오세훈 후보의 실정을 부각하는 등 격전지 화력 지원에 집중했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 대표의 행보에 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장 대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사법부 갈등과 청년 실업,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 등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특히 대통령이 과거 소년공 출신임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청년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특정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 규제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수층의 반감을 자극했다.충남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선 장 대표는 정부의 행정력을 '공산당식 간섭'에 비유하며 수위를 높였다. 커피 전문점의 마케팅을 이유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중단시킨 보건복지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어르신들의 생계를 볼모로 잡는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을 두고는 선거 판세가 뒤집힐 것을 우려한 비겁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며,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기호 2번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여야 대표 간의 날카로운 신경전도 이어졌다. 정청래 대표가 유세 도중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이름을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르자, 장 대표는 이를 즉각 파고들며 조롱 섞인 비판을 내놓았다. 정 대표는 방송을 통해 즉각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장 대표는 정 대표의 실수가 오히려 진실을 말한 것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러한 지도부의 설전은 양당 지지자들 사이의 감정 섞인 대결로 번지며 선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양당 사무총장들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전투표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세 대결에 가세했다. 민주당은 일 잘하는 대통령을 투표로 도와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정 안정론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국민의힘은 초접전 지역의 승리를 위해 보수 지지층이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나와야 한다고 독려했다. 양측 모두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사전투표 첫날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정청래 대표는 29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주말 내내 수도권 유세를 이어갈 계획이며, 장동혁 대표는 사전투표 기간 현장 유세에 집중한 뒤 본 투표일에 충남 보령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여야 지도부가 사활을 건 사전투표 독려전이 실제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그것이 어느 쪽의 승리로 귀결될지는 이제 유권자들의 선택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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