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집 놀이터비 거부, 무너지는 아파트 공동체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의 유지 관리 비용 부담 체계를 두고 입주민들 사이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자녀가 없는 가구가 놀이터 보수 비용을 동일하게 분담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1인 가구와 무자녀 부부가 급증하는 인구 구조의 변화 속에서 과거의 일괄적인 관리비 부과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목소리는 특히 생활 물가 상승으로 인해 관리비 지출에 민감해진 입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일부 입주민들은 놀이터를 실제 이용하는 세대가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아파트 내 헬스장이나 독서실처럼 특정 이용자만 혜택을 누리는 시설은 별도의 이용료를 받거나 관리비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들은 관리비 고지서상에 시설별 유지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용 빈도에 따라 비용을 세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요구는 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의 권리와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주거 트렌드와 궤를 같이한다.반면 놀이터를 개별 이용 시설이 아닌 공동체의 필수 공용 자산으로 보아야 한다는 반론도 거세다. 아파트 관리비는 특정 시설의 이용료가 아니라 주거 환경 전체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공동 분담금이라는 시각이다. 반대 측 누리꾼들은 차량이 없는 세대가 주차장 관리비를 내고 저층 거주자가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분담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조한다. 놀이터나 조경 시설이 잘 관리되어야 단지 전체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결과적으로 집값 등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논란은 교육세 납부나 공공 서비스 이용 등 사회 전반의 비용 분담 문제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가 없다고 놀이터 비용을 거부하는 논리라면, 자녀가 없는 시민은 교육 예산 마련을 위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설별로 비용을 지나치게 쪼개어 부과할 경우 입주민 간의 연대감이 사라지고 사사건건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는 자녀가 없더라도 시간이 흘러 가족 구성원이 변할 수 있다는 점도 공동 대응의 근거로 제시된다.이러한 비용 분쟁은 외부인의 시설 이용을 통제하려는 배타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외부 아동의 놀이터 출입을 막기 위해 별도의 표식을 착용하게 하거나 이용료를 부과하려 했던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아파트 공용시설을 입주민만의 사적 재산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관리비 부담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수록 외부인에 대한 거부감과 내부 입주민 간의 비용 정산 갈등은 더욱 정교하고 날카로운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결국 아파트 놀이터를 둘러싼 갈등은 공동체 자산의 범위와 관리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함을 보여준다. 대규모 단지일수록 시설이 다양해지고 관리비 항목이 복잡해지면서 입주민들의 이해관계는 더욱 얽히고설키는 상황이다. 단순히 특정 시설의 이용 여부를 따지는 차원을 넘어, 변화하는 가구 형태에 맞는 새로운 관리비 산정 기준과 공동체 운영 모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자체와 관리 주체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함께 입주민 간의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사람 대신 로봇 승조원, 미래 군함 조종 시대 개막

 대한민국 해군이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부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군함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해군은 지난 23일 경남 창원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인간형 로봇 파이봇을 활용한 승조원 업무 수행 능력을 점검했다. 이번 실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것으로, 사람 대신 로봇이 직접 조타기를 잡고 군함의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을 포함했다. 이는 미래 전장에서 유인 함정과 무인 체계가 공존하는 '네이비 씨 고스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발걸음으로 풀이된다.실험의 핵심은 로봇이 인간 승조원의 복잡한 업무를 얼마나 정밀하게 대체할 수 있느냐에 맞춰졌다. 파이봇은 거대언어모델을 탑재해 지휘관의 음성 명령을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당직사관이 특정 각도로 변침할 것을 명령하자 로봇은 이를 복창하며 사람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타기를 조작했다. 목표한 방향에 도달한 뒤에는 보고 절차까지 완벽히 수행하며 단순한 기계적 작동을 넘어 지능형 승조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해군은 육상 시뮬레이터를 통한 이번 검증을 바탕으로 실제 해상에서의 단계적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파이봇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좁은 수로나 거친 파도가 치는 극한의 해상 환경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적용했으나, 로봇은 흔들림 속에서도 정확한 조작 값을 유지했다. 야간 항해와 같은 시계가 불량한 상황에서도 AI 기반의 판단력을 통해 명령을 차질 없이 이행했다. 이러한 성과는 방위사업청이 5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022년부터 카이스트와 함께 공들여온 미래 국방기술 연구의 결실이다.해군이 이처럼 로봇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급격한 병역 자원 감소라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다. 함정 근무 기피 현상과 맞물려 숙련된 승조원을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로봇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해군은 조타 업무를 시작으로 향후 정비나 감시 등 다양한 분야로 로봇의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병들의 업무 부하를 줄이는 동시에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까지 낮추겠다는 복안이다.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전문가들은 피지컬 AI와 인간형 플랫폼의 결합이 국방 분야에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자동화 시스템이 특정 기능에 국한되었다면, 휴머노이드는 인간을 위해 설계된 기존 함정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카이스트 연구진은 로봇의 반응 속도를 더욱 높이고 조종의 정밀도를 다듬어 실제 함정 환경에서의 생존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군 당국 역시 로봇 활용 방안을 구체화하여 변화하는 국방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해군은 이번 실험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로봇 승조원의 표준 작전 절차를 마련하고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단순히 사람을 돕는 보조 수단을 넘어, 전시에 위험한 임무를 전담하는 독립적인 전투 단위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로봇이 조타기를 잡고 바다를 누비는 풍경이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국방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군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해군 건설을 가속화하며 미래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공소취소 경고? 유시민이 던진 '필패론'의 실체

 과거 정권의 든든한 방패를 자처하며 스스로를 '어용지식인'이라 명명했던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맞아 가장 매서운 비판자로 변모했다. 유 작가는 최근 현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을 두고 재건축이 필요한 수준이라거나 이대로는 필패할 것이라는 극언을 쏟아내며 여권 내부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그는 대통령이 전 국민의 지도자가 아닌 특정 계파의 수장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집권 세력의 핵심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때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이재명 대통령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유 작가의 비판은 대통령의 선의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그 실현 방법론의 오류를 지적하는 특유의 논법을 취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지향하는 목표가 국민 전체를 향해 있을지라도, 지난 1년간 보여준 방식으로는 지지층의 소망과 어긋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검찰 독재라는 위기 상황에서 정치인 이재명을 지켜냈던 동력이 현재의 국정 운영 방식 탓에 오히려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이는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력의 논리를 역이용해 현재의 리더십을 압박하는 고도의 정치적 수사로 풀이된다.구체적인 정책 사안에서도 유 작가는 압박의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민주·진보 진영의 결속을 토대로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는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외연 확장 방식이 속도와 방향 면에서 잘못되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검찰개혁의 핵심인 수사·기소 완전 분리가 지체되는 원인으로 대통령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목하며 날을 세웠다. 또한 이른바 '뉴이재명' 그룹 내에서 과거 정권 인사들을 비하하거나 멸칭을 사용하는 흐름이 대통령의 묵인 하에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여권 내부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이 단순한 조언을 넘어선 '저주'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자신의 발언이 조건부 진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맥락이 잘린 채 단정적인 실패 선언으로 왜곡 인용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는 판단하에 내놓은 충고일 뿐, 개인적인 악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국면과 맞물린 그의 발언은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신구 세력 간의 신경전으로 번지며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유 작가의 독설 배경에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사건 공소취소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친명계 주도로 거론되는 공소취소가 현실화될 경우 법치주의 훼손 논란과 함께 중도층의 대거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2028년 총선과 차기 대선 승리 가능성을 낮추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게 유 작가의 실질적인 우려라는 해석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차기 공천권을 쥔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리인 만큼, 그의 발언은 당의 미래 권력을 향한 예민한 견제구로도 읽힌다.유 작가는 자신의 행보가 정계 복귀나 특정 정당 입당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조국 전 대표의 대권 프로젝트 연루설이나 청와대 입성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임을 강조하며 평론가로서의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계의 적통으로서 진보 진영의 분열과 통합 과정마다 중심에 서 왔던 그의 이력을 고려할 때, 친명계 주류와의 마찰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 내부의 권력 지형 재편 과정에서 유시민이라는 이름은 다시 한번 갈등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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