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격앙 “노무현 왜 들먹이나” 한동훈 맞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과거 금품수수 의혹을 두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한 의원이 최근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팩트”라는 취지로 주장하자, 김 씨는 이를 정치적 의도를 가진 공격으로 규정했고, 한 의원은 “사실관계로 반박하라”며 맞섰다.김 씨는 5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한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 쟁점으로 끌어올린 배경에 주목하며, 민주 진영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지점을 건드려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씨는 보수 진영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한 문제는 그동안 직접적으로 다루는 데 신중한 분위기가 있었다며, 한 의원의 발언은 정치적 선을 넘은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김 씨는 특히 한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는 방식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하나의 정치적 상징으로 삼아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반발을 유도하고 있다고 봤다. 민주 진영 전체가 한 의원을 비판하게 되면, 그만큼 한 의원 스스로가 중요한 정치적 인물처럼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같은 방송에 출연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의원의 발언을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검찰개혁 논의의 상징적 출발점이었다고 언급하며, 한 의원의 문제 제기가 단순한 과거사 언급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정당성을 흔들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도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검찰 권한 회복을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했다.이에 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그는 김 씨를 향해 “‘감히 어디서 노무현을 들먹이느냐’는 식의 말에는 팩트가 없다”며 감정적 표현이 아니라 구체적 사실관계로 논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일부 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조작수사로 규정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제기됐던 금품수수 의혹의 실체를 따지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측으로부터 고가 시계와 해외 주택 자금 등 금품을 받았는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과 친노·친문 진영에서는 이를 고인을 정치적으로 소환해 공격하는 행위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이번 공방은 과거 수사를 둘러싼 사실관계 논쟁을 넘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기억과 검찰개혁의 의미를 둘러싼 충돌로 번지고 있다. 한 의원은 “팩트”를 앞세우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김 씨와 민주당 인사들은 이를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그림자…여야 “병역특례 다시 보자”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환호가 병역특례 논쟁으로 옮겨붙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경기 직후 병역 혜택을 언급하거나 전역모를 쓴 사진을 공개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대회 4연패를 이뤄냈다. 하지만 우승 직후 나온 일부 선수들의 말과 행동이 논란을 불렀다. 주장 이기혁은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간다”고 말했고, 양민혁은 병역 면제라는 보상을 의식하고 뛰었다는 취지의 소감을 남겼다.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금메달과 함께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축하 분위기 속에서도 병역의무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빠르게 확산했다.선수들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다. 이기혁은 현재 복무 중인 장병과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고, 다른 선수들도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비판은 개인의 언행을 넘어 제도 자체로 향하고 있다.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현행 구조가 선수들에게 병역을 ‘보상’이나 ‘전리품’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개편론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53년 전 병역특례를 이제는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출생으로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의 성취만으로 병역 부담을 달리하는 제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전면 폐지보다 대상과 기준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점진적 개편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했다.민홍철 민주당 의원도 체육·예술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줄일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청년이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에 기여하고 있는데, 일부 국제대회 입상자에게만 병역상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 콩쿠르 등 분야별 기준이 일관적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야당인 국민의힘도 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태극마크가 병역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대표의 성과가 개인의 병역 면제 성공담처럼 소비돼선 안 된다며, 종목별 경쟁 수준과 대회 위상, 국민 눈높이를 반영해 기준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복무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선수들의 발언과 전역모 사진이 국민에게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고로 군 간부가 크게 다친 사례를 언급하며, 누군가는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복무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문제는 선수 개인보다 제도에 있다며, BTS처럼 세계적 성과를 낸 이들도 병역을 이행한 만큼 더 이상 ‘국위선양’만으로 특례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이번 사안은 병역자원 감소, 청년층의 공정성 요구, 국가대표 보상의 기준이 한꺼번에 맞물린 문제로 커지고 있다. 여야가 드물게 한목소리로 제도 손질을 언급하면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는 향후 국회와 정부 차원의 핵심 논의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DMZ 지뢰 현장, 결국 로봇 대신 사람이 들어갔다

지난 9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이 무인 지뢰탐지·제거 로봇을 투입하지 못하고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사람 키보다 높은 수풀이 많아 로봇의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3차례 이상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만들면서 현장 상황에 따라 1m를 전진하는 데 수시간이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군은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 방안을 협의하면서 조사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인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받아 사전 테스트도 진행했다.그러나 합참 주도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확인됐다. 사고 현장 주변에 사람 키 높이의 수풀이 빽빽하게 자라 있어 로봇이 수색로를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군 지휘부는 로봇을 투입할 경우 오히려 현장 접근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조사요원의 안전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 진입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군 관계자는 사고 지점 주변에 추가로 매설된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지뢰를 확인하고 제거하면서 안전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인 로봇이 폭발물 탐지와 제거에는 활용될 수 있지만, 이번처럼 DMZ 내 통로를 개척하는 임무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군 지휘부의 판단이었다.수작업으로 현장에 접근하면서 폭발물처리반 요원들은 약 40㎏에 달하는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임무에 나섰다. 휴대용 지뢰탐지기를 직접 사용해 지뢰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요원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당시 사용된 장비는 신형 지뢰탐지기 ‘PRS-20K’다. 이 장비는 2022년 11월부터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순차적으로 전력화됐다. 기존 ‘PRS-17K’와 달리 북한의 함지뢰와 같은 비금속지뢰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1990년대 후반 도입된 PRS-17K는 20년 넘게 운용되면서 노후화된 상태다. 이에 비해 PRS-20K는 비금속지뢰 탐지 능력을 갖춰 다양한 지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우리 군은 무인으로 폭발물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KR1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도 운용하고 있다. 장병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로봇을 먼저 투입해 폭발물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방식이다.KR1은 금속 지뢰뿐 아니라 비금속 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으며, 90% 이상의 정밀도로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25사단은 현재 2대를 보유하고 있다.이 로봇은 좁은 실내 공간이나 계단 등 복잡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며 위험 지역 정찰과 지하 시설물 탐색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육군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은 또 다른 무인 지뢰제거 장비인 ‘MV4’도 운용한다. MV4는 국내 최초의 무인·원격화 지뢰제거 장비로, 시간당 최대 2200㎡의 지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다만 이번 DMZ 사고 현장에서는 이 같은 무인 장비의 성능만으로는 현장 접근로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뢰 자체를 탐지·제거하는 능력과 울창한 수풀을 헤치며 통로를 만드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결국 군은 현장 지형과 추가 지뢰 위험, 조사요원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람이 직접 진입로를 개척하는 방식을 택했다. 무인 장비를 활용한 안전한 현장조사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폭발물 탐지·제거 능력뿐 아니라 DMZ의 복잡한 지형과 식생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 성능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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