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달래다 중독…청소년 약물 ‘경고등’

 청소년의 일반의약품 과다 복용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SNS를 통해 위험한 복용 경험이 공유되고 있지만, 약물 구매 과정에서 오남용 가능성을 확인하거나 중독 위험군을 치료로 연결하는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문제가 되는 약물은 주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감기약과 진통제, 수면유도제 등이다.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어 접근이 쉽고, 익숙한 제품이라는 이유로 과량 복용의 위험성을 가볍게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17세 A양은 중학생 때 우울감과 불안을 해소할 방법을 찾다가 SNS에서 약물 과다 복용을 접했다. 이후 구토와 환각 등 이상 증상을 경험하면서도 복용을 반복했다. 정서적 어려움 때문에 시작한 행동이 다시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 사례다.온라인에서는 과다 복용을 뜻하는 ‘오버도스’를 놀이처럼 표현하며 경험담을 나누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 한 곳의 가입자는 약 5천 명에 달했다. 가입자가 모두 약물 오남용 경험자는 아니지만, 위험 행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판매 단계의 관리 공백도 확인됐다. 약국 다섯 곳에서 진행된 현장 확인에서는 30분 만에 감기약과 수면유도제를 다량 구매할 수 있었다. 구매 목적을 확인하거나 오남용 위험을 안내한 곳은 없었으며, 일부에서는 더 큰 용량의 제품을 권했다. 조사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대량 판매 시 확인 절차를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피해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도 악화했다.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가 4년 사이 약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의 의약품 오남용 응급실 방문이 한 해 약 3천 명에 이른 집계에서는 14세 미만도 400여 명을 차지했다. 다만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사례는 파악하기 어려워 전체 실태를 확인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일반의약품도 과량 복용하면 심각한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 성분에 따라 경련과 섬망, 의식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환각이나 환청 역시 일시적인 경험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 신속한 의료적 평가가 필요한 증상이다.가정의 노력만으로 반복 구매를 차단하기도 어렵다. 한 보호자는 자녀의 사진을 들고 주변 약국 수십 곳을 방문해 판매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후에도 구매가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약물 접근을 막는 책임을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예방 대책은 판매 관리와 정신건강 지원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 약국에서는 구매 목적 확인과 복약지도를 강화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에서는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해 상담·진료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을 비난하거나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안과 우울 등 반복 복용의 배경을 살피는 지원체계가 과제로 꼽힌다.

졸업장 받았더니 경쟁자가 AI '중국 취업난'

 중국 청년층의 고용 불안이 실업률 상승과 채용 환경 변화 속에서 심화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신규 구직자는 늘어나는 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가 확산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 청년실업률은 두 달 연속 상승해 지난 8월 18.9%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실제 고용 상황이 공식 지표보다 심각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체감 취업난만으로 실제 실업률을 단정할 수는 없으며,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통계의 조사 대상과 산정 방식도 함께 살펴야 한다.취업 시장의 경쟁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는 대규모 대학 졸업 인구다. 보도에 제시된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 예정자는 1천27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기업의 채용이 이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기존 취업 준비생과 신규 졸업생 사이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취업 대신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선택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고용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학업과 수험 기간이 늘어날수록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노동시장 진입 시점도 늦춰지기 때문이다. 진학 이후에도 채용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구직 부담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채용의 안정성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기업이 졸업 시기에 인턴을 대거 선발한 뒤 정규직 채용으로 연결하지 않거나, 입사 직후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논란을 낳고 있다. 최근 장쑤성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대졸 신입사원 440명을 채용한 뒤 한 달여 만에 107명과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처럼 입사가 장기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청년들이 경력을 안정적으로 쌓기 어렵다. 일자리 부족으로 구직자의 협상력이 약해지면 근로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장시간 근무와 부족한 휴식 등 열악한 노동환경도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배달을 비롯한 플랫폼 노동의 확대는 이러한 고용 상황과 맞물려 있다. 중국 신경제연구센터는 플랫폼 종사자가 지난해 2억8천만 명에서 올해 3억2천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전망에서는 플랫폼 종사자가 도시 전체 고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제시됐다.플랫폼 일자리는 노동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 규모가 커진다는 사실만으로 고용 여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득의 안정성, 실제 노동시간, 휴식 보장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정규직 취업의 어려움 때문에 다른 선택지가 부족해진 결과인지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AI 확산은 청년 고용에 추가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기업이 신규 인력을 뽑는 대신 AI로 일부 업무를 처리하면 초급 인력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보도에 인용된 상하이과학기술대 연구진은 2022년부터 중국 주요 채용 플랫폼 5곳의 구인 공고 약 7억 건을 분석했으며, AI 도입과 관련한 채용 수요 감소가 경력 1~3년 인력에서 특히 두드러졌다고 밝혔다.초급 일자리의 축소는 당장의 실업 문제를 넘어 경력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첫 직장에서 실무를 배우고 숙련을 높일 기회가 줄어들면, 이후 경력직 채용에 도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이어질 수 있다.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뿐 아니라 청년들이 실제 업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진입 경로가 중요한 이유다.중국 청년층의 고용난은 구직자 증가, 불안정한 채용 관행, 노동환경 문제, AI에 따른 업무 재편이 겹친 복합적인 문제다. 실업률 변화와 함께 신규 채용 규모, 고용 유지 여부, 임금과 노동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동시에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고용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추미애 사과에도 ‘소방 빨대’ 후폭풍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관련 발언에 소방공무원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 지사는 국정감사에서 다시 사과했지만 반발을 잠재우지 못했다. 여당 의원이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설명하며 추 지사를 옹호하는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재점화됐다.소방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 지사에게 발언에 대한 책임과 사퇴를 요구했다. 소방 재정을 부담으로만 바라보는 표현이 현장 대원들의 헌신을 훼손했다는 취지다. 노조는 순직 사고가 발생한 뒤에만 관심과 대책이 집중되는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이었다. 추 지사는 소방 분야가 지방재정에 미치는 부담을 설명하면서 이를 빨대에 비유했다. 소방공무원 노조가 즉각 반발한 데 이어, 16일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추 지사는 17일 순직 소방관 빈소를 찾아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를 요구받았기 때문에 응하는 듯한 표현이 도마에 오르면서 진정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19일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도 추 지사는 증인 선서를 마친 뒤 소방관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를 준 점을 인정하고 소방관의 안전과 근무 여건을 더욱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하지만 국감장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자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발언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두 의원의 공방은 고성으로 이어졌다.민주당 부승찬 의원의 옹호 발언은 또 다른 충돌을 불렀다. 부 의원은 추 지사가 잘못을 했지만 충분히 사과했다는 취지로 말한 뒤, 소방 인건비와 지원 비용의 약 90%를 지방정부가 부담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소방 예산이 재정을 빨아들인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해 야당의 반발을 샀다.국민의힘 의원들은 순직 소방관에 대한 예우를 거론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부 의원은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했고, 여야 간 언쟁이 격화되면서 국감은 한때 중단됐다. 지방재정의 구조적 어려움을 설명하려던 여당의 대응이 오히려 표현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운 셈이다.민주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사과와 여론 수습을 강조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 방송에서 추 지사에게 여러 방식으로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민의 감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납득할 만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민주당은 이미 지난 16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당 차원의 사과를 했다. 일부 권리당원들은 출당을 포함한 엄중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당내 부담도 커지고 있다.국민의힘은 공세의 범위를 이재명 대통령으로 넓혔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지사의 사과 태도와 도정 운영을 비판하며 이 대통령과 추 지사의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추 지사를 직권남용·업무방해·명예훼손 혐의로 중수청에 고발했다.이번 논란은 추 지사와 민주당 지도부가 검찰개혁,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낸 상황에서 발생했다. 소방 재정에 관한 발언으로 시작된 문제가 사과의 진정성, 여당의 대응, 당내 갈등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시사라운지 보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