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그냥 쉬어요" 6년 만에 최대 폭 증가
국내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20대 후반 청년들이 일터를 떠나 휴식을 선택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5세에서 29세 사이의 비경제활동인구는 78만 4천 명으로 집계되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만 7천 명이나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로, 청년층의 노동시장 불참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더욱 주목할 점은 인구 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동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20대 후반 전체 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해 7만 명 넘게 감소했으나, 실제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는 그보다 훨씬 많은 10만 명 이상 급감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일할 의지를 잃고 시장을 떠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로,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력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를 주도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중단한 '쉬었음' 인구다. 질병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막연히 쉬고 싶다고 응답한 20대 후반 청년은 1년 사이 3만 명 이상 늘어 총 22만 8천 명에 달했다. 이는 4월 기준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취업 준비를 포기하거나 장기 휴식에 들어가는 청년들이 고용 시장의 새로운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 찾기를 멈춘 배경에는 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보다는 즉시 전력감이 되는 수시 채용이나 경력직 선호를 강화하면서 신입 구직자들의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졸업 후 첫 직장을 구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났으며,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청년들이 느끼는 무력감과 심리적 부담이 '쉬었음' 상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취업난을 피해 학업을 연장하는 이른바 '상아탑 대피'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정규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20대 후반 인구가 1년 전보다 1만 3천 명 증가한 것은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을 유예하거나 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청년들이 많아졌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학력 인플레이션은 결국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늦추고 생애 소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첫 취업에 소요되는 평균 기간은 약 13개월에 육박하며 20년 전 선배 세대보다 두 달 이상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상실하지 않도록 기업의 채용 관행 개선과 더불어 실질적인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고용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일하지 않는 청년층의 증가는 향후 노동력 부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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