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vs 아파트, 미래세대 몫 두고 엇갈린 승부수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주택 공급 방식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립 계획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 축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방식의 주택 공급은 미래세대의 자산을 가로채는 행위라며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제동을 걸었다.오 시장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반대를 넘어 대안 중심의 주택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성격이 짙다. 그는 신규 부지를 발굴해 숫자를 채우는 방식보다는 기존의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나 용적률 완화, 임대주택 의무 비율 조정 등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규제들이 여전히 주택 공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의 양적 확대에만 매몰된 이른바 ‘닥치고 공급’ 방식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도심 녹지를 희생시키는 것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파괴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부동산 세제와 실거주 의무 등 수요 억제 중심의 기존 정책 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공급 확대를 위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는 지난 1월 발표된 주택공급 대책 대상지를 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를 포함한 주요 공공주택지구 사업이 법적 걸림돌을 넘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주거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부동산 이슈 외에도 이번 국무회의에서는 사법 체계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안건들이 처리됐다. 오는 10월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의 조직 구성과 운영에 관한 시행령이 의결되면서 수사 구조 개편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수청장의 추천 방식과 수사관 임용 절차, 타 수사기관과의 협력 범위 등이 구체화됨에 따라 향후 권력기관 간의 기능 조정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울시와 정부의 갈등은 향후 도시계획 심의와 인허가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지렛대 삼아 용산공원 보존을 관철하려 하는 만큼,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서울 도심 재개발 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오 시장의 요구안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수용할지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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